어느 순간 술 타입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소주보단 맥주 그리고 맥주 보단 하이볼로. 망리단길을 걸어가다 보면 맛집도 많고 힙한 가게들도 많고 아기자기한 곳들도 참 많은 거 같아요. 하이볼을 한잔하고 싶은 저녁 이었는데 망리단길 딱 중간 지점에서 그곳을 찾아서 들어갔습니다.
꼬치주간
월 : 정기휴무
화~일 : 17:00~02:00
망리단길 딱 중간에 위치하고 있었는데요. 일본식 선술집입니다. 닷지나 테이블에서 먹을 수도 있고 오뎅바 형식으로도 가게 내부가 구성돼 있더라고요. 가게 내부에서는 꼬치 구워지는 향긋한 불향이 벌써부터 침 고이게 하네요.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했어요.
세트 메뉴도 있고 해서 우선 꼬치 6종에 하이볼 2잔 세트를 시켰어요.
단무지와 토마토 마리네이드가 나옵니다. 그리고 산토리니 하이볼이 한잔씩 나오네요. 영롱한 산토리니 위스키에 토닉워터의 탄산과 얼음 시원하고 달달한 맛이 좋습니다. 하이볼과 마리네이드와 같이 먹으니 이것 만으로도 좋습니다. 꼬치가 나오는데요.
꼬치가 정말 다양하게 많이 있습니다. 딱 가볍게 술 한잔 하면서 먹기에 딱 좋은 음식인 거 같아요. 꼬치의 맛을 보니 역시나 불향이 확 나면서 고기와 야채의 굽기가 너무 좋습니다. 자칫 꼬치는 바싹 구워지면 고기가 질겨지고 딱딱해지는데 바로 먹기 좋은 굽기로 잘 구워져 있어요. 뭐하나 빠질 타선이 없는 구이들입니다. 이렇게 먹다 보니 하이볼이 금방 줄어들어 하이볼 한잔씩 더 먹어야겠어요. 아까부터 오뎅바에서 오뎅 국물의 냄새가 참 좋게 납니다. 꼬치를 추가하고 오뎅도 먹어봐야겠어요.
오뎅이 왜 이렇게 맛있는 냄새가 났는지 보니 알겠어요. 두툼하면서 생선 함량이 많은 탱탱한 오뎅 이었어요. 오뎅의 식감만으로도 좋은 퀄리티의 오뎅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어요. 우리가 아는 그 길거리의 흔한 오뎅이 아닙니다. 추가로 시킨 꼬치와 오뎅을 먹으면서 이야기하고 하이볼을 한잔하니 더할 나위 없이 여유롭고 행복해집니다.
어느 순간 술을 마실 때 엄청 취하고 많이 먹는 건 보단 적당히 즐기면서 기분 좋은 선까지만 먹는 게 좋더라고요. 그렇게 먹기에 망원동에 꼬치주간이 제격인 거 같아요. 너무 일반 술집처럼 정신없지도 않고 적당히 술집의 분위기를 느끼면서 맛있는 꼬치와 오뎅도 함께 먹으니 좋은 하루의 마무리가 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