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겨울로 돌입하는 11월부터 서해에서는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이 제철이죠. 굴은 아연 철분 칼슘 등 무기질이 풍부하고 비타민 B1 B2 나이아신 등 성장에 필요한 비타민까지 영양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런 굴을 제철에 그냥 넘어간다면 사실 손해인데요. 하지만 굴이 호불호가 있는 음식이기 때문에 생굴을 잘 안 드시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굴은 생으로 뿐만 아니라 구이나 찜으로 같이 먹을 수 있어서 익혀서 즐겨도 굉장히 맛있는 음식이에요.
천북굴단지
충남 보령의 천북에 가면 굴단지가 있는데요. 제철에는 현지에 가서 싱싱한 굴을 한번쯤은 먹어 줘야 합니다. 불에 굽는 굴이 더 향긋하고 맛이 좋다고는 하지만 찜도 굉장히 맛있고 사실 구이보단 먹기도 편해서 굴찜을 즐기는 편입니다.
사실 가게들이 워낙 많기도 하지만 제철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 전 그냥 자리 나는 곳을 찾아갑니다. 메뉴도 거의 비슷하고 양념의 맛보단 재료 본연의 맛이 중요하기 때문에 제철 맞은 굴의 맛은 어느 식당이나 다 맛있습니다.
굴찜이 한가득 들어 있어요. 가리비와 조개와 같이 쪄 있는 굴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굴 향이 정말 향긋하고 고소합니다. 석화 씨알도 다 굵어서 까먹을 속이 있네요. 한입 먹어 봐야겠죠.
와.....
역시나 단맛이 쫙 올라옵니다. 천연 재료에서 올라오는 단맛과 감칠맛은 어떤 무엇과도비교할 수가 없어요. 탱탱한 식감이 정말 굴이 싱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사실 뭐 다른 양념 찍을 필요도 없어요. 그냥 굴만 먹어도 맛있습니다. 굴이 이렇게도 맛있는 음식입니다.
생굴 무침은 서비스로 주시는 데요. 빨간 양념장에 무와 양배추 등 야채를 버무린 후 그 위에 생굴이 올라가 있는데요. 야채와 같이 생굴을 싸 먹으니 싱싱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찜과는 또 다른 맛입니다. 굴이 꿀맛 같다는 표현이 이해가 될까요?
실로 그러합니다. 그리고 굴돌솥밥을 하나 시켰어요. 굴찜을 어느 정도 먹어 갈 때쯤 반찬과 함께 굴돌솥밥이 나와요.
굴이 가득한 영양밥인데요. 백미에서 올라오는 흰쌀밥의 고소한 향과 굴의 풍부한 바다의 향이 같이 어울립니다. 양념으로 준 간장에 살짝 비빈 후에 반찬으로 나온 마른김을 같이 싸 먹으니 역시 밥이 최고입니다.
반찬으로 나온 김치도 직접 담근 김치인데 바닷가 식당 근처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직접 담근 김치에서는 다른 곳과 다른 시원함이 있어요. 그리 큰 재료는 안 들어가 보이는데 칼칼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입니다. 밥과 궁합이 딱 맞아요.
큰 굴을 까먹다 보니 점점 배가 불러 오지만 멈출 수 없는 맛입니다. 굴찜에 굴밥 음료수 하나까지 먹고 나니 49000원 나왔어요. 기분과 느낌은 어느 좋은 코스요리 집에서 나오는 음식보다 만족감이 좋은 것이 제철 음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만큼 싱싱한 굴을 싸게 먹을 수 있는 나라도 없는건 아시죠?
올해는 시세가 어떨기 궁금합니다. 시세가 얼마더라도 꼭 먹어야 할 음식입니다. 꼭 이번 겨울에도 굴 철이 시작되면 천북에 들러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