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방문하는 곳을 가면 일상적인 음식 보다는 조금 특이한 음식을 먹고 싶다. 아마도 좋은 추억에 좋은 음식에 대한 기억이 있다면 그날은 당분간 잊지 못할 특별하고 좋은날로 기억이 남지 않을까 싶다. 프랑스 가정식은 색다르면서 이국적인 음식인 거 같아 이 날을 기억하기 위해 서촌에 방문 했다가 푼크툼에 방문했다. 사실 간판이 크지 않아서 지나칠 뻔했지만 다행히 잘 찾았다.
푼크툼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31 /누하동 175-1
가게 내부는 엄청 작다 테이블 수가 작아서 사람이 몰리면 웨이팅이 있을 것 같지만 나는 조금 이른 점심이었다. 와인비프커리 하나와 라따뚜이 그리고 뱅쇼한잔을 시켰다. 테이블이 세팅되고 당근 라페와 토마토 올리브 절임이 나온다. 토마토 올리브 절임은 엄청 상큼하고 입맛을 돋우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따뜻한 뱅쇼를 한잔 마시고 창가를 바라보고 있자니 오늘 같은 여유로운 날이 최근에 있어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와인 비프카레와 라따뚜이가 나온다. 강황으로 만든 밥에 커리를 한 숟가락 떠서 같이 먹어 본다. 일본식, 인도식, 3분.... 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재료와 요리 스타일에 따라 같은 이름은 가진 음식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느끼는 게 커리라는 음식의 특징인 거 같다. 그리고 바게트에 라따뚜이에 있는 가지 하나를 올려 한입 베어 무니 가지의 촉촉한 맛과 바게트의 바삭함 그리고 토마토 베이스 소스의 상큼함까지 섞인다. 안에 있는 야채와 소스가 정말 조화롭게 어울린다.
충분히 천천히 음미하면서 음식을 먹었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커리에 비해 밥이 부족했다. 밥에 비해 커리가 많았다.
둘 중 하나였다. 라따뚜이는 어떻게 이렇게 딱 맞췄는지 바게트와 양념이 딱 맞아 떨어진다. 천천히 다 먹을 때쯤 사장님께서 생각지도 못한 귀여운 디저트를 주신다.
호박씨와 블루베리 토핑이 올라간 귀여운 디저트다. 요거트는 분명 수제 같은 느낌이었고 달지 않아서 좋았다. 그리고 자칫 입안에 남아 있는 커리와 라따뚜이의 강한 맛을 중화시켜 주었다. 그렇게 기분 좋게 다음 행선지로 옮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