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도 점점 더워지고 일교차도 큰 날씨다.
낮에는 차가운 것만 먹다가 밤이 되면 조금 따뜻한 게 먹고 싶어 진다.
환절기스러운 식욕이다.
한 여름이 오기 전에 보양식으로 몸에 에너지를 충전해야겠다.
압구정역 근처에 왔다가 근처에서 보양식을 찾았다.
서울이 좋은게 핫한 느낌도 많은데 오래된 전통적인 노포느낌도 많아서 참 좋다.
어느 지역을 여행 해도 서울 같이 만족스러운 곳을 찾기는 참 힘들다.
평양면옥
서울 강남구 논현로150길 6 / 논현동 66-2
밤에 방문한지라 왠지모를 쌀쌀함에 어복쟁반 하나를 시킨다.
따뜻하게 나오는 매밀면수로 속을 따뜻하게 데울 때쯤 어복쟁반이 나온다.
소고기(육우) 수육에 육수에 쑥갓, 그리고 깻잎으로 마무리된 모습이
이미 먹지 않았는데 끝난거 같은 생각이 든다.
보글보글 끓어 오르고 야채의 숨이 살짝 죽었을 때 고기와 야채를 간장소스에 딱 찍어 먹는다.
향긋한 쑥갓과 깻잎의 향에 고소한 소고기 수육이 따뜻하게 입안을 맴돈다.
국물도 깔끔하고 따뜻하게 몸을 쫙 풀어 주는 맛이다.
술이 생각나는 맛이었지만 다음날을 위해서 술은 접어 두고 먹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국물엔 밥을 말아 먹고 싶은 감칠맛이 맴돈다.
맛있다 맛있다를 연신 말하다 보니 이미 어복쟁반에 바닥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쯤 온탕과 냉탕의 맛을 경험하기 위해 물냉면을 하나 시킨다.
깔끔한 비주얼이다.
딱 봐도 슴슴한 맛의 평양냉면이다.
평양냉면의 특유의 맛을 느끼기 위해서 식초나 겨자를 넣지 않고 국물을 마셔본다.
역시나 그 슴슴한 맛은 딱 평양냉면이다.
자극적인 맛은 없고 마치 뭔가 빠진 거 같은 맛이 평양냉면이라 해야 할까 싶다.
시중에 파는 일반 냉면은 먹고 나면 마치 조미료 같은 뒷맛이 남는데
평양냉면은 그런 것이 하나도 없다.
면을 자르지 않고 바로 입 속으로 직행한다.
뻘뻘 땀을 흘리면서 어복쟁반을 먹다가 시원한 냉면으로 마무리하니 이것만 한 것이 없다.
코로나로 사우나를 멀리한 지 어언 2년 정도인데 사우나에서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느낌이 든다.
미리 어복쟁반과 평양냉면으로 몸보신 잘한 것 같다.
사실 또 계속 먹을 예정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