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죽도시장은 제가 군대에서 제대하고 친구들과 포항으로 여행을 갔을 때 처음 가보았었요. 버스를 타고 오랜 시간에 걸쳐서 12시가 다 된 시간에 도착해서 죽도시장에서 회를 먹었었는데요. 죽도시장은 24시간 회를 파는 시장으로 그전부터 유명했죠. 오랜만에 가본 죽도시장은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죠. 더 커지고 더 깨끗해졌어요. 동해안에서 가장 유명한 수산시장 중에 하나인 죽도 시장은 대게와 특히 겨울철 방어회가 맛있는 곳이에요. 저는 죽도시장을 찬바람이 부는 겨울쯤에 가서 대게와 방어를 먹으러 가는데요. 갈 때마다 가는 횟집이 있어요.
삼형제횟집
갈 때마다 한 끼에 저걸 다 먹을 순 없어서 하루는 회를 먹고 하루는 대게를 먹는데요. 그리고 대게까지 포장해서 오는 곳이에요.
방어만 먹으면 너무 물릴 것 같아서 저는 꼭 이렇게 모둠회로 즐겨요. 광어 우럭 방어 돔까지 이렇게 먹어야 뭔가 뿌듯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쌈을 싸서 주로 회를 먹었는데요. 이곳에서 회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조합을 찾게 된 곳이 이곳이에요. 바로 그건 헹궈낸 묵은지예요.
모둠회를 시키면 우선 이렇게 반찬이 잘 나와요. 저기 있는 하얀 묵은지로 특히 기름진 방어 회랑은 좋은 궁합이죠. 그리고 우럭이나 광어 돔에도 다른 거 필요 없이 김치와 같이 먹으면 맛이 끝내 주더라고요. 그래서 묵은지만 몇 번이고 리필을 요청해서 먹는 편이에요. 한국의 김치라는 음식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고기와도 어울리고 생선과도 어울리는 음식이 흔하진 않으니깐요.탱탱하고 생선살을 씹었을 때 입에서 도는 단맛은 잊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현지에서 갓 잡은 생선으로 뜬 생선회를 먹는 이유가 있어요. 천천히 술을 먹으면서 먹으면 진짜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 정도로 기분이 좋은 거 같아요. 먹는 행복이 주는 기쁨이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동해안을 대표하는 대게 중에 홍게이죠. 홍게는 거의 금어기인 7월과 8월을 제외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요. 대게가 워낙에 가격이 높다 보니깐 걱정되는 것 중 하나가 혹시 속이 빈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오랫동안 한자리에서 가게를 하는 곳은 그럴 일이 전혀 없죠. 홍게를 쪄서 주시는데 이렇게 살이 다 보이게 손질까지 해주세요. 수율이 아주 꽉 차 있는 게 다리 하나 들어서 후루룩 홍게살을 먹으면 진짜 대게에서 이런 감칠맛과 단맛이 날 수 있을까 싶어요. 집게살은 역시 탱탱한 식간이 너무 좋고 고소하기까지 하네요. 여러 대게를 먹어 봤지만 동해안에서 나오는 홍게의 부드럽고 고소하고 씹으면 씹을수록 나는 단맛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게를 먹는다면 마지막에 할 것이 있겠죠.
게 딱지에 있는 내장과 함께 고소하게 볶아서 먹는 볶음밥은 한국사람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코스입니다. 저걸 먹으려고 대게를 먹는 이유도 있을 정도 니깐요. 저는 대게 볶음밥을 먹을 때 하나를 주문합니다.
바로 이 시원한 물회예요. 볶음밥 한 숟갈 먹고 물회 한 모금 쫙하면 진짜 최상의 조합이에요. 시원하게 국물이 입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기에 최고의 조합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포항으로 여행을 가시는 분들 중에 무조건 죽도시장은 코스로 넣고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싱싱한 회와 대게 홍게 등을 먹을 수 있는 진짜 해산물 천국인 곳이니깐요. 올 겨울에도 포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그때 또 이 맛있는 홍게와 회를 실컷 먹고 와야겠습니다. 죽도시장에서 술 한잔 편하게 하려고 저는 영일대 해수욕장 근처에 숙소를 잡는 편인데요. 거기에 짐을 풀고 택시로 5000원 정도면 죽도시장에 도착을 해서 편안하게 술도 마시고 편안하게 택시 타고 가니 좋더라고요. 그리고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보는 일출과 바닷가도 정말 멋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