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역은 약 20여 년 전만 해도 천안에서 가장 핫한 곳이었어요. 지하상가는 패션의 중심지였고 천안역 명동거리는 패션과 문화 젊음의 거리로 저녁이나 주말에는 사람들이 다 천안역 쪽으로 모였었는데요. 그 쯤 터미널에 멀티플렉스와 지역 백화점이 생기면서 점점 사람들이 안 찾아가기 시작했어요. 지금도 가보면 죽어있는 원도심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겪으면서도 그때부터 지금까지 남아있는 맛집들이 있죠. 어찌 보면 그 식당들은 사람들이 많던 시절을 함께하고 사람들이 없어진 시절까지 함께 이어오고 있는 역사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돈가스다
어릴 적 먹어보았던 클래식한 경양식 돈가스를 원한다면 이곳입니다. 인테리어 분위기도 90년대 돈가스집 같고 식전 수프부터 제대로 되어 있습니다. 접시와 나오는 돈가스 비주얼이 정말 진짜의 느낌이 풍깁니다. 바로 튀겨낸 바삭한 돈가스와 클래식한 맛이 그대로인 소스까지 사람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식당입니다. 아직까지 이런 돈가스집이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 많이 있는 일본식 돈가스도 맛있지만 한국인이라면 돈가스를 처음 접한 이런 경양식 돈가스에 대한 추억과 맛이 있을 텐데요. 그 추억과 맛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식당이라 생각합니다.
조양식당
오삼불고기로 유명한 곳인데요. 노포 맛집의 분위기가 딱 나는 곳입니다. 오삼불고기를 시키면 반찬과 상추쌈이 오고 가스불에 오삼불고기가 지글지글 끓여서 나옵니다. 탱탱한 오징어와 돼지고기의 조합은 역시 꿀 조합이죠. 밥과 함께 오삼불고기를 같이 마늘과 쌈장과 곁들여서 상추쌈에 싸 먹으면 정말 맛이 좋습니다. 요즘 스타일의 볶음 요리는 자극적인 맛이 치우쳐 있지만 이곳은 정말 본연의 맛을 잘 살리고 자극적인 맛보단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주는 느낌입니다. 밥과 먹기 딱 좋은 맛입니다. 오삼불고기는 예전엔 흔한 음식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쉽게 찾기 힘든 메뉴인 거 같아요. 가끔 생각날 때 가서 먹으면 이만한 백반 식사가 없는 것 같아요.
마운틴피시텔
천안 사람이라면 알만한 인도 요리 맛집이에요. 인도요리가 흔하지 않았던 시절부터 운영해 온 곳이고 인도 사장님이 직접 운영하고 있어서 전통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 서모사 탄두리 치킨 커리 난 인도 쌀 라씨 그린샐러드까지 인도 음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인도 음식을 즐길 수 있는데요. 탄두리 치킨은 잘못 구우면 너무 바짝 구워져서 질긴 맛이 있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잘 구워 주시는 곳이에요. 그리고 치킨 카레는 부드러운 맛이 너무 좋고 난과 같이 찍어 먹으면 정말 꿀맛입니다. 아마도 인도음식을 안 드셔 본 분들이 처음 접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어느 하나 빠질 것 없이 맛이 좋아서 비싼 인도 식당에 가는 것보다 가성비도 좋아서 가끔 찾아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쪽에 예전에는 회사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회사원들이 점심을 주로 책임졌던 메뉴가 하나 있어요. 바로 부대찌개인데요. 근처 직장인들 사이에 맛집 부대찌개 집으로 유명한 곳이에요.
땡집
비주얼로 특징이 잘 드러나죠. 송송 썬 파가 듬뿍 들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파가 많이 들어 있어서 국물이 시원한 게 너무 좋아요. 자칫 텁텁할 수 있는 부대찌개 국물에 시원함을 추가해 줍니다. 그리고 마늘이 많이 들어가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맛을 내줍니다. 햄과 소시지도 넉넉하게 들어 있어서 밥과 함께 비벼먹거나 라면사리를 넣고 후루룩 먹으면 소주 한잔 생각 나는 맛입니다. 마지막으로 분식을 꼽을 수 있는데요. 천안역 바로 앞에는 조그만 시장이 있어요. 그곳에 천안에서 유명한 떡볶이집이 한 곳이 있습니다.
마늘떡볶이
역전시장 초입에 위치하고 있어요. 제가 중학교 다니던 때만 해도 이곳은 거의 떡볶이 골목이었는데 이제는 그렇진 않지만 이곳은 여전히 남아 있어요. 떡볶이 국물 안에 보이는 마늘이 보이시죠? 국물을 딱 먹었을 때 마늘향이 확 풍겨져 나옵니다. 마늘이 주는 알싸함 떡볶이와 너무 잘 어울려요. 그냥 먹어도 맛이 좋은데 김밥이나 순대 등을 같이 해서 국물에 찍어 먹으면 맛있어요. 그리고 국물 농도가 걸쭉한 편은 아니고 묽은 편이어서 숟가락으로 국물을 자꾸만 퍼먹게 되는 중독성 있는 마성의 떡볶이입니다.
천안역 근처에 있는 맛집을 알아보았는데요. 아마도 천안 지역 크기에 비해 천안역을 엄청 작은 편입니다. 현재 있는 역이 임시역으로 만들었는데 거의 20년 동안 신축하지 않고 임시역을 그래로 쓰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원도심이고 이제는 젊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으로 생각되는 곳이지만 오래된 맛집만큼은 그때 그 맛 그래로 그 위치에 있습니다. 과거의 추억과 맛을 느껴볼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천안역 근처 다양한 맛집을 찾아가 보는 것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