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생일이 있었는데요. 생일을 기념해서 불당동 케미 바이 페어링지에 가서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케미 바이 페어링지
불당동 카페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는데요. 기본 홀이 6개이고 예약제로만 손님을 받아 운영하는 곳이었어요. 메뉴는 세프 추천 메뉴 세트(오마카세)만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미리 예약을 하고 간 터라 음료 주문만 받고 바로 음식이 준비되기 시작했습니다. 내부 룸에서 먹으니 다른 사람들과 겹치지 않고 앉아서 조용하게 이야기하기도 좋고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어서 좋았습니다. 분위기가 좋아서 와인 한잔 하고 싶었지만 참고 레모네이드를 음료로 시켰어요. 셰프님께서 직접 음료를 가져다주시면서 수제 레모네이드라고 말씀하셔서 한번 마셔 봤는데 상큼하고 달콤한 게 일반 레모네이드와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습니다.
청포도와 토마토 키위 그리고 아스파라거스 그리고 현미 튀김이 올라가 있는 애피타이저가 먼저 나왔습니다. 정신없이 찍느라 포커스가 나갔네요.ㅜㅜ 상큼한 맛이 좋았고 소스가 화이트 발사믹 식초를 사용한 것 같았어요. 맛이 상큼하면서 현미의 고소함이 같이 곁들여져서 입 맛을 자극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곳에서는 그릇의 선택도 중요한 배경인데 그릇 자체도 너무 이뻤습니다. 그리고 음식이 나왔는데요. 관자를 구워서 크림소스와 곁들였습니다. 셰프님 말로는 재료 소진으로 관자로 대체하였다고는 하였는데 아무튼 관자가 적당하게 잘 익어서 그런지 부드러우면서 식감이 살아 있었습니다. 잘라먹기 아까울 정도로 관자가 너무 맛있었습니다. 천천히 음식을 먹으니 날도 좋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다음 메뉴가 나왔는데요. 처음에 비주얼만 보고 잉? 왜 감자볶음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갑오징어 볶음이었어요. 갑오징어 볶음에 빵 위에 건포도 조림과 마늘과 올리브입니다. 셰프님께서 빵을 먼저 먹은 후 갑오징어와 같이 곁들여 먹으면 맛있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빵을 먼저 먹어보았는데요. 건포도 조림이 이렇게 맛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부드럽고 마치 쨈 같은 느낌이 나면서 너무 달지도 않고 빵과 곁들이나 환상의 궁합입니다. 그리고 고소하게 볶아진 갑오징어는 탱탱한 식감이 살아 있고 오징어 특유의 맛과 버터의 풍미가 조화롭게 입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메인 요리인 스테이크가 나왔습니다. 안심 스테이크입니다. 프랑스 가정식 야채조림이 같이 곁들여져 있은데요. 한번 잘라 보니 익은 정도가 적당합니다. 래스팅이 잘되어서 그런지 육즙이 고기에 골고루 퍼져있고 소스의 조합과도 딱입니다. 접시에 같이 올려져 있는 저 다진 소스 같은 게 뭐였는지 이름이 잘 생각이 나진 않지만 스테이크 위에 살짝 올려서 먹으니 더 맛있더라고요. 스테이크가 잘 구워져서 칼질도 잘되고 입에서 적당하게 씹히고 녹으면서 넘어갑니다. 스테이크가 나오고 바로 파스타가 나옵니다.
파스타는 셰프 추천으로 매번 바뀌는 것 같았는데요. 블랙 올리브와 트러플 오일 향이 가득한 파스타였어요. 위에 눈 같은 치즈와 고소한 아몬드 그리고 새우까지 푸짐할 정도로 있었습니다. 처음 먹기 전에는 느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전혀 느끼함도 없고 고소함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수 제면이어서 파스타 면이 주는 식감 또한 훌륭합니다. 파스타가 역시 일반적으로 파는 파스타와는 차별화가 되어 있고 퀄리티가 아주 훌륭합니다. 단품으로 사 먹을 수 있다면 파스타 생각날 때마다 올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메뉴가 다 나오고 식사가 끝나면 벨을 누르면 디저트를 준비해 주신다고 하셔서 벨을 누르니 접시를 깔끔하게 치워 주시고 마지막 디저트가 나옵니다.
디저트로는 유자크램블륄레가 나옵니다. 위에는 살짝 토치로 구워져서 위에 설탕부분을 톡톡 깨서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안에는 푸딩같고 달콤한 맛이 좋습니다. 일반적인 단맛이 아닌 고급스런 단맛이 너무 좋습니다. 마지막에 이런 단 디져트로 마무리를 하니 행복한 느낌이 더욱 들었습니다.점심에 방문해서 런치 코스 가격인 1인 58000원에 식사를 하고 왔는데요. 생각보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도 않고 음식의 퀄리티 식당의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날 이렇게 룸에서 이야기 나누면서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생일과 특별한 날은 물론 연말연시 크리스마스에 연인들과 가족들과 가기 좋은 식당인 것 같았어요. 이런 분위기에서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식사하고 시간을 보낸다면 더할 나위 없는 특별한 날이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