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따라 자극적인 음식보단 건강하고 순한 음식이 당긴는 걸 보니 나도 이제 나이가 먹어가는 건가 싶다. 일요일 점심에 공주에 갔다가 어떤걸 먹을지를 고민했다. 공주는 면요리로 유명한 음식점이 많다. 짬뽕 집도 많고 칼국수 집도 많다. 짬뽕은 자극적이고 일요일에 쉬는 가게들이 많기 때문에 패스하기로 하고 오랜만에 오늘은 칼국수와 보리밥을 먹기로 했다. 가끔 방문하는 곳인데 공주 산성시장 근처에 있는 초가집으로 가기로 했다.
초가집
충남 공주시 먹자1길 19-1 / 중동 147-74
산성시장 근처에 위치하여 있고 공주 관광코스인 공산성과 무령왕릉에서도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있다. 주차는 식당 앞 일방통행 길을 조금 지나면 무료 공영주차장에 있어서 그곳에 주차하였다. 이미 가게안은 꽉 차있고 밖에서 대기 중인 사람들이 보인다. 나도 살며시 대기표를 받고 기다린다. 어른들로 가득 넘치는 칼국수 가게는 역시 믿고 먹을 수 있는 맛집 그 자체다. 나오면서 다 잘먹었습니다 라는 말을 남기시고 가시는 것만으로도 굳이 SNS 좋아요가 필요치 않다. 내 차례가 되어 들어 갔다.
마지막이 작년인 거 같은데 기존 좌식에서 테이블로 바뀌어져 있었다. 가게 안은 마치 어디 시골집에 온 듯한 분위기에 나무로 된 문이 정겹다. 기다릴 때 미리 칼국수와 보리밥을 시켜 논 터라 순서대로 메뉴가 서빙되고 있었다. 우리 테이블에 칼국수 하나와 보리밥이 들어온다.
깔끔하다 칼국수가 뭐 그리 많이 넣지 않아도 된다. 기본으로 겉절이와 알타리김치가 같이 나온다. 여기서 보리밥을 시켰기 때문에 콩나물 무채 열무김치 호박나물 그리고 구수한 시래깃국이 나온다. 이걸 먹기 위해 난 보리밥을 시킨다. 뭐 특별한 느낌은 전혀 없지만 먹어 보면 특별하다 느껴진다. 어릴 때 외갓집에 갔을 때 할머니가 간단하게 끓여주시던 칼국수 그리고 여름에 담그신 열무김치로 비벼먹던 보리밥의 맛이다. 자극적인 맛 전혀 없고 MSG 맛도 전혀 없다. 담백함 그 자체기에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그리고 김치도 다 맛있다. 뭐 하나 거를 것이 없다. 그리고 시래깃국에 시래기를 보리밥에 같이 넣고 비벼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다. 난 이 맛을 익히 알기에 가끔 생각이 날 때마다 방문한다. 칼국수도 맛있지만 꼭 보리밥을 하나 정도 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다른 메뉴로 수육도 있고 비빔국수도 있으니 칼국수나 보리밥만 먹기 허전하거나 인원이 많은 테이블은 수육을 한 접시 시키는 것 같다. 오래 오래간만에 건강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